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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07 셀럽 브랜드

유명인이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

CELEB BRAND

2011년, 스타들이 마트를 점령하기 시작했다. 이제 TV나 광고에서만 스타들을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마트 안 진열 상품에서도 그들을 얼굴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라면 위에 그려진 이경규와 강호동, 세제 위에는 유재석, 커피에는 조인성이 있다. 스타들이 단순히 광고모델로 활동하는 것을 벗어나 스타의 이름이나 별명, 이미지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생활밀착형 제품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인기 연예인뿐 아니라 운동선수, 디자이너 등의 전문가까지도 이러한 열풍에 동참하며 단순 스타 브랜드가 아닌 ‘셀럽 브랜드’가 큰 인기를 끌었다.

마트, 편의점, 홈쇼핑을 점령한 유명인들

‘셀럽’은 대중 문화계의 스타나 사회적 유명인을 뜻하는 셀러브리티(Celebrity)의 줄임말로, 불과 일이년 전만 해도 먼 ‘별’과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그들은 대중들에게 부쩍 가까워졌다. 싸이월드,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SNS를 통해 셀럽의 일상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게 되면서부터다. 셀럽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그들이 착용하거나 사용하고 있는 제품들에 대한 대중의 관심 또한 높아지면서, 아예 그들의 이름을 딴 제품들이 출시되기에 이르렀다. 2011년, 이렇게 출시된 ‘셀럽 브랜드’들은 큰 인기를 얻으며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셀럽 브랜드의 대표 사례 중 하나는 바로 이경규의 꼬꼬면이다. 꼬꼬면은 ‘희소성 마케팅’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정도로 품절 공세를 펼치기도 했었다. 이경규가 개발자로 참여한 꼬꼬면은 9월말까지 2000만개가 팔려나갔는데, 입고되는 즉시 품절되기 때문에 인터넷상에서 꼬꼬면을 살 수 있는 장소를 물어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2010년 8월부터 2011년 7월까지 Daum의 트렌드 차트를 분석한 결과 꼬꼬면을 검색한 사람들이 지난 8월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평소 신라면의 검색량과 비교했을 때 꼬꼬면의 인기는 실로 엄청나다.

그 외에도 개그맨 정형돈이 참여한 도니도니돈까스, 요리사 이혜정의 도시락, 축구선수 이청용 삼각김밥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셀럽 브랜드가 출시되어 인기 상한가를 치고 있는 추세다. 심지어 외식업체 베니건스는 스포츠 스타 이대호, 류현진 선수의 이름을 걸고 신메뉴를 출시하기도 하였다. 분야와 산업을 가리지 않는 이러한 열풍에 ‘셀럽 경제(Celeb- economy)’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인명 브랜드가 진화한다

사실 제품의 마케팅에 있어서 스타를 이용했던 것은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10년 전에도 기업은 스타 광고 모델을 사용하여 제품을 홍보했었고, 팬 사인회를 여는 등 여러 방식으로 셀러브리티들을 마케팅에 활용해왔다. 셀럽을 광고모델로 사용하여 유명인이 가지고 있는 호감을 브랜드로 전달시키는 것이 셀럽 마케팅의 가장 초기단계였다면, 최근 들어서는 보다 직접적으로 셀럽의 이미지와 제품이 연계되도록 스타의 이름이나 별명을 사용하는 형태로 진화하였다. 김연아 귀걸이, 유재석 세제와 같이 마케팅 단계에서 스타의 이름을 직접 사용하는 제품들이 생긴 것이다. 효과는 대단했다. 지난 더반 프리젠테이션에서 김연아가 착용했던 제이에스티나의 귀걸이(일명, 김연아 귀걸이)는 품절 사태를 빚으며 큰 인기를 끌었고, 유재석 세제라 불리는 리큐는 출시 7개월 만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며 ‘유재석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뿐만 아니라 셀럽의 이름을 아예 제품명에 삽입한 브랜드들이 많이 늘었다는 것이 올해의 가장 큰 특징이다. 셀럽의 이름을 활용하여 출시한 브랜드, 이른바 ‘인명 브랜드’들은 주로 패션업계에서 디자이너들을 중심으로 생겨나기 시작하여 건축이나 가전 등의 분야로까지 확장되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개그맨을 비롯한 연예인과 운동선수, 허영만 화백, 요리 전문가 이혜정 등 다양한 분야의 셀럽들의 이름을 딴 제품들이 출시되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셀럽 브랜드들은 명품이나 가전제품을 벗어나 식품, 화장품 등 여러 산업군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며 유통채널 또한 홈쇼핑, 편의점, 대형마트 등으로 다양하다.

셀럽 브랜드가 주는 신뢰 효과

이처럼 유명인의 이름을 내세우는 셀럽 브랜드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요인은 무엇일까? 셀럽 브랜드의 인기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신뢰’다. 외국의 경우 HP(휴렛 팩커드)나 P&G(프록터 앤 갬블)처럼 설립자의 이름을 딴 대기업들이 많은데, 사람 이름을 그대로 브랜드로 사용하는 것이 소비자에게 신뢰감을 부여하는 효과를 낳기 때문이다. 이름을 내세운다는 것에는, 말 그대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기업의 책임감이 표현되어있다. 셀럽 브랜드도 마찬가지이다. 셀러브리티가 직접 제품을 기획하고 생산하는 단계까지 관여하지는 않더라도, 대중들의 인기를 먹고 사는 스타 자신의 이미지를 담보로 소비자를 설득하는 것이기에 신용이 생기는 것이다. 유명인으로부터 오는 신뢰는 인터넷 상의 온갖 정보가 넘쳐나고, 온라인 상거래가 활발해진 현대사회에서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뉴욕타임즈>의 스튜어트 엘리엇은 인터넷 상에서 혼란스러울 정도의 다양한 정보와 매체의 특성으로 인해 심리적 불편함을 느끼는 소비자들로 인해 기업이 유명인사들을 브랜딩에 접목시켜오고 있다고 분석한다. 셀럽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이 유명인에게 가지고 있는 신뢰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의 정보 탐색시간을 단축시키고 곧바로 구매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각종 저품질 상품이 난무하는 이 시대에 ‘신뢰’야말로 구매로 이어지는 보증수표나 다름없다.

대중과 유명인의 소통 확대로 셀럽 경제는 커질 전망

한국 사회에서 유명인들의 영향력은 단순 셀럽 브랜드를 벗어나 소비 생활 전반으로 확대되어가고 있다. 대중은 이제 유명인들을 기준으로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가꾸어나가게 된 것이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올해 소비 트렌드 중 하나로 “Tell Me, Celebrity(스타에게 길을 묻다)”를 꼽기도 하였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게 된 이면에는 SNS의 역할이 크다. 예전에는 대중에게 멀리 떨어진 동경의 대상이었던 셀럽이 SNS를 통해 쉽게 소통가능한 친구 같은 존재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트위터를 이용하면, 언제든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스타에게 남길 수 있고 운이 좋으면 답장도 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셀러브리티들 또한 대중과 소통을 높이려는 경향을 드러내고 있어 트위터를 통해 팬들과 오프라인 ‘벙개(깜짝 모임)’를 추진하는 연예인도 있을 정도. SNS를 통해 공급된 스타의 사생활들은 SNS 내에서의 입소문뿐 아니라 연일 기사를 통해 대중에게 퍼져나간다. 2010년 8월부터 2011년 7월까지 미디어 다음을 통해 공급된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관련 기사 1000개를 분석한 결과 스타의 SNS관련 기사 조회수는 1000만 건을 훌쩍 넘어섰는데, 이는 작년에 비해 2.5배 이상 높은 기록으로 스타의 SNS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소비자들은 SNS와 기사를 통해 파급되고 있는 스타의 일상을 그저 보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일상과 중첩시키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SNS를 통해 공개되는 셀럽의 일상 따라하기에 나서고 있으며, 이는 스타의 일상패션뿐 아니라 결혼식, 육아, 인테리어, 운동법까지 광범위한 분야를 아우른다. 유명인과의 강렬한 소통을 원하는 대중의 욕구는 앞으로 셀럽 경제를 더욱 더 성장시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