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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06 샤넬과 유니클로

패션 소비의 양극화 바람

CHANEL/UNIQLO 최근 패션 시장은 고가 상품과 실속형 상품으로 양극화되고 있다. 명품과 저렴하면서도 트렌디한 SPA브랜드 의류가 동시에 각광받고 있다.

여름 휴가를 맞아 북적대는 인천공항. 면세 범위를 초과하는 휴대품을 반입하려는 여행객과 이를 적발하기 위한 세관 직원들 사이에 긴장감이 느껴진다. 올 여름 인천공항 세관은 명품 핸드백을 들고 입국하다 적발된 건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유니클로, 자라 등 SPA 브랜드 의류 소비가 일상화가 되고 있음을 느낀다. 과거 명동 로드숍에서만 볼 수 있었던 SPA 브랜드들은 다양한 지역, 할인 마트까지 파고 들었다.이처럼 최근 패션 시장은 고가 상품과 실속형 상품으로 양극화되고 있다. 명품과 저렴하면서도 트렌디한 SPA 브랜드 의류가 동시에 각광 받고 있다.

유니클로에 대한 관심이 샤넬보다 앞서

명품과 SPA브랜드에 대한 관심의 정도를 알기 위해, 대표적인 브랜드인 유니클로와 샤넬의 Daum 검색 추이(사람들이 Daum 검색 창에서 유니클로와 샤넬을 검색한 횟수)를 살펴보았다. 2010년 8월부터 2011년 7월까지 Daum의 트렌드 차트를 분석한 결과 매스마켓 제품인 유니클로가 하이엔드 제품인 샤넬보다 더 큰 관심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접근 가능성이 높은 합리적인 가격의 유니클로를 사람들이 더 많이 검색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명품 넌 뭐냐?

기사 공급량 차트(다음뉴스의 전송 기사 수)를 살펴본 결과 명품을 다룬 기사 수는 가파르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2010년 8월부터 2011년 7월까지의 명품을 다룬 기사를 살펴보면 명품에 붙는 세금, 명품 시장의 호황과 대비되는 재래 시장의 어려움, 상류층이 즐겨 입는 명품 브랜드, 가격 인하 및 인상 등에 대한 기사가 높은 관심을 받았다. 반면 SPA 브랜드에 대한 기사 수는 매우 완만하게 증가하거나 유지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한-EU FTA 체결로 인한 유럽산 명품 브랜드에 대한 가격 인하 기대와 루이비통 및 샤넬의 가격 상승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명품에 대한 기사는 상대적으로 많이 생산된 반면 대중 패션 시장에 완전히 정착한 SPA 브랜드는 큰 이슈를 가진 기사로서 큰 주목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고급 소비 성향 심화…고급의 첨병인 명품 열기 식지 않아

한국인의 고급 소비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통계청의 소매 업태별 판매액 지수를 살펴보면 2009년 이전까지는 저렴한 제품을 파는 대형마트가 각광을 받았지만 2009년 이후에는 대형마트 대비 비싼 제품을 파는 백화점의 판매액 지수가 가파르게 상승하였다. 이러한 고급 소비 경향은 백화점 내 고가 제품의 판매로 이어진다. 백화점 내 명품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꾸준히 증가율을 보이며 상승하여, 2011년 4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43.2%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08년 2월에 47.7% 증가율을 보인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이다.

한국인이 일본인이나 중국인보다 명품에 더 관대하다고?

한국 소비자는 다른 나라 소비자 대비 명품에 대해 더욱 관대한 태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의 2010년 조사에 따르면 최근 일년간 명품 소비 지출에 대한 질문에 미국, EU, 일본 응답자의 3~6%만이 과거 보다 늘었다고 응답하였지만 한국 응답자의 46%가 명품 소비가 늘었다고 답했고 이는 중국 소비자의 44% 보다도 높은 수치이다. 또한 한국 소비자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 명품 소비에 대한 죄책감도 가장 적고 명품을 자랑하는 것에도 가장 우호적이 이었다. 이러한 한국의 명품 사랑에 힘입어 맥킨지의 2011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가계 소득에서 명품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5%로 일본의 4%를 넘어섰다고 한다.

3초백과 샤테크…명품백이 신분증이 되는 사회

거리에서 3초마다 한번씩 보여 3초 백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루이비통. 실제로 거리에 보이는 그 많은 루이비통 백이 모두 진품은 아닐 것이다. 그 중 다수는 모조품(짝퉁)이다. 사람들은 명품을 왜 사는 걸까?
명품은 가치를 팔고 소비자들은 명품 브랜드가 제공하고 있는 ‘품격’, ‘고귀함’ 등의 가치를 산다. 명품 브랜드는 이러한 가치를 만들기 위하여 스토리 등 다양한 브랜드 마케팅을 통해 오랫동안 노력해 왔다. 또한 명품은 제품의 소재를 고급화하고 숙련된 장인이 수작업으로 만들어 품질에서 차이가 난다고 한다. 특히 질리지 않는 디자인과 높은 품질로 명품 백이나 시계 등은 대를 물려주어 사용하기도 한다.
과시를 위해 명품을 사는 사람도 많다. 물질이 중요시되는 문화에서 명품은 나의 경제적•사회적 지위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명품을 소유하여 자신의 가치를 느끼며 자기 만족하기 보다는 ‘있어 보임’으로써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기를 원하는 것이다.
체면과 집단 의식 역시 명품 구매의 이유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예단이나 예물로 명품 가방, 시계 등을 주고 받는 경우이다. 명품을 받아야만 내가 또는 내 자식이 남들 보기에 면(얼굴)이 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집단 문화로서의 명품 소비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아이들 학부모 모임에서 나만 명품 백이 없으면 그 모임에 낄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집단 의식에 의한 명품 소비이다. 명품에 대해 관심이 없다가도 자신이 속한 집단의 소속감을 느끼기 위해 집단의 취향을 맞추게 되는 것이다.

실용과 유행을 입는 사람들... SPA 브랜드 매스 마켓 점령

SPA(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브랜드는 생산•소매•유통까지 직접 담당하여 유행에 맞는 옷을 빨리 바꾸어 내놓는 자사브랜드 전문 어패럴을 말한다. 가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최신의 패션 트렌드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SPA 브랜드는 한 때의 유행이 아닌 패션의 큰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예컨데 유니클로의 매출은 꾸준히 상승하여 작년에 급격한 매출 증가를 보여주었다. 유니클로는 최근 아시아 최대 규모의 플래그쉽 스토어를 명동에 오픈하였다.

유니클로, H&M, 자라 등 해외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는 SPA 시장에서 최근 국내 SPA 브랜드가 늘어나고 있다. 스파오, 미쏘, 코데스컴바인, 르샵 뿐만 아니라 제일 모직 등 대기업 계열사 패션 업체도 SPA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어서 오세요, SPA 브랜드님

백화점과 쇼핑몰이 앞다투어 SPA 브랜드를 모셔가고 있다. 신세계 백화점 인천점 1층에는 H&M과 루이비통이 동시에 입점하였다. 백화점, 호텔, 오피스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디큐브시티의 패션관에는 자라, 유니클로 H&M이 동시에 입점하고 있다. 이렇게 SPA 브랜드가 여러 유통업체에서 러브콜을 받는 이유는 높은 집객효과 때문이다. 저렴한 가격의 SPA 브랜드가 젊은 소비자들을 불러 모으고 유입된 젊은 소비자들이 소비뿐만 아니라 다른 브랜드를 경험하게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빠른 소비를 추구하는 사람들

SPA 브랜드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최신 유행을 반영한 다양한 제품과 합리적 가격이다.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해 패스트패션의 의류는 교체주기가 1~2주로 매우 짧다. 가격 또한 착하다. 기본적으로 제조회사가 의류 관련 전 과정을 담당함으로써 생산, 유통 등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고물가와 어려워진 주머니 사정으로 인해 SPA 브랜드는 더욱 각광받고 있다.
현대인은 빠른 소비를 선호한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참지 못하고 바로 검색하고, 귀를 자극하는 노래를 다운 받아 싫증 나면 바로 다른 노래로 교체한다. 쉽게 사 입고 싫증나면 안 입으면 그만(?)인 SPA 브랜드는 이런 현대인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