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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시대 소비자의 선택, 대체 소비

46.3% 소고기보다 값이 싸고 맛도 좋은 돼지고기, '어머니와 고등어' 등 노래로도 불리는 고등어, 누구나 부담없이 간편히 즐길 수 있는 달걀

소고기보다 값이 싸고 맛도 좋은 돼지고기, ‘어머니와 고등어’ 등 노래로도 불리는 고등어, 누구나 부담 없이 간편히 즐길 수 있는 달걀. 이 세 음식은 널리 사랑 받는 대표적 서민 음식이었지만 더 이상 서민 음식이란 이름으로 불리기 힘들게 되었다. 올해 6월 돼지고기는 작년 대비 46.3%, 고등어는 23.5%, 달걀은 29.6%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고물가 늪에 빠진 대한민국

고물가 시대다. 식탁에 오르는 고등어, 달걀, 돼지고기부터 휘발유, 전세금, 외식비 등 오르지 않은 것을 찾기 힘들 정도다. 2011년은 물가 상승이 감내하기 힘든 수준에 이르러 소비자와 정부 모두 고물가를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해였다.

고물가를 다룬 기사 공급량 차트(미디어 다음의 전송 기사 수)를 살펴본 결과 물가 상승을 다룬 기사 수는 2011년에 들어 가파르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2010년 8월부터 2011년 7월까지의 고물가를 다룬 기사를 살펴보면 담배•라면•커피 가격, 배추 가격, 과일 가격, 점심 가격 등에 대한 기사가 높은 관심을 받았다.

우유 대신 두유, 고등어 대신 꽁치… 대체 소비 확대

주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고물가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제품 군은 식품이기 때문이다. 고물가 시대를 맞아 가격이 급등한 제품을 대신할 수 있는 대체 제품이 인기다. 보존 기간도 길고 우유 보다 가격이 저렴한 두유가 우유 대신 각광받고 있다. 가격이 급등한 고등어 보다는 꽁치를 구매하고, 고기 소비는 줄이는 대신 두부, 콩 등 단백질을 포함한 식품을 대신 섭취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4000~5000원에 달하는 커피전문점 커피 대신 1000~1500원 정도인 편의점 아이스 커피도 인기다.

대형마트는 수입산 식품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소비자 역시 수입산 식품에 발길을 돌리고 있는데 국내산 식품만 고집하게 된다면 월급 봉투가 급속도로 얇아지게 될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국내산 대게 대신 러시아, 연해주산 활대게를 시중가의 절반에 내놨고 홈플러스는 프랑스 등지에서 수입한 삼겹살을 100g에 850원이라는 파격가에 내놓기도 했다

편의점 도시락족 증가

고물가는 점심 식사를 매번 사먹어야 되는 직장인들에게도 큰 고민이다. 5000원을 가지고 밖에서 점심식사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직장인들에게 2000원에서 3000원 사이의 편의점 도시락이 좋은 대안이 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도시락을 찾자 편의점은 ‘김혜자 제육볶음’, ‘광양불고기’ 등 다양한 종류의 도시락을 선보이고 있으며 ‘OO편의점이 맛있더라’와 같은 체험 글도 온라인 공간에서 공유되고 있다. 편의점 관계자에 따르면 2030 남성 직장인과 대학생들이 편의점 도시락의 주 이용고객이라고 한다. 이렇게 점심 식사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자 아예 도시락을 직접 싸가지고 다니는 직장인도 생겼다. 옥션에 따르면 올 8월 한 달간 도시락통의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다고 한다. 특히 밀폐 용기 2개와 젓가락 보관 가방이 한 세트인 ‘직장인 도시락 세트’가 인기라고 한다.

고유가 시대, 고연비 자동차가 대세

주유를 하기 위해 주유소에서 대기하고 있는 운전자들의 표정이 어둡다. 정유사들의 기름값 할인 방침(2011년 4월 6일~7월 6일)이 끝나고 한 달간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 평균가격은 단 하루도 빠짐없이 올랐고, 서울지역 주유소 가격은 초고유가 시대인 2008년의 역대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렇듯 계속된 고유가로 연비가 좋은 차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2011년 1월~ 7월 자동차 내수 판매는 전년 동기 4.3% 늘어났는데 고유가 부담에도 불구하고 내수 판맨가 증가한 원인으로 고연비 모델의 판매 증가를 한 원인으로 꼽았다. 모델별 판매 순위는 아반떼MD, 그랜저HG, 모닝TA, YF소나타, K5, 스파크 순이었다. 특히나 1999년 이후 12년간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판매 1위를 고수해왔던 현대자동차 쏘나타의 순위(4위)가 눈에 띈다. 쏘나타(2.0모델 13㎞/L)보다 공인 연비가 좋은 신형 아반떼(1.6GDi모델 16.5㎞/L)나 신형 모닝(19㎞/L)이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고연비를 선호하는 소비자 성향은 중고차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연비가 리터 당 10㎞ 이하인 차량들의 중고차 가격은 최근 급격히 하락하고 있어, 가격을 낮게 내놔도 팔리지 않는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실제 중고차 전문 온라인 사이트 `엔카', `보배드림' 등에는 연비가 낮은 중형차와 스포츠카 등 중고차 매물이 유가 고공행진 이후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높은 유류비 부담을 피하기 위해 차를 판매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연비를 높이는 방법으로 자동차 업계에서는 `다운사이징`을 활용하고 있다. 이는 엔진 크기는 줄이고 성능과 연비는 개선시키는 것이다. 힘을 내기 위해 높은 배기량의 엔진을 장착하는 것은 옛날 이야기가 되었다. 현대ㆍ기아차는 개발한 `쎄타Ⅱ 2.0 터보 GDi 엔진`을 개발했다. 연료 직분사 방식과 터보차저 등을 통해 고성능ㆍ고연비를 실현한 것이다. 또한 알루미늄 등을 활용하여 차체 무게를 줄이는 다운사이징 방법도 활용된다.

연비 좋은 아반떼에 대한 관심이 쏘나타, 그랜져 앞서

고물가(고유가)에 따른 자동차의 관심 정도를 알기 위해 Daum의 쏘나타, 아반떼, 그랜져의 검색 추이(사람들이 Daum 검색 창에서 쏘나타 ,아반떼, 그랜져를 검색한 횟수)를 살펴보았다. 2010년 8월부터 2011년 7월까지 Daum의 트렌드 차트를 분석한 결과 연비가 좋은 아반떼에 대한 관심이 쏘나타나 그랜져 대비 높은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었다.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 교통카드에 대한 관심 높아져

고유가로 인해 자가용 이용을 아예 포기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바이더웨이는 2010년 10월 9일부터 2011년 1월 4일까지 전국 4천700여 개 점포의 교통카드 충전 매출이, 전년 대비 23.3% 증가했다고 밝혔다. 기름값과 대중교통(교통카드)에 대한 관심의 정도를 알기 위해 Daum의 기름값과 교통카드 브랜드인 티머니(T-money) 검색 추이(사람들이 Daum 검색 창에서 기름값과 티머니를 검색한 횟수)를 살펴보았다. 2010년 8월부터 2011년 7월까지 Daum의 트렌드 차트를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티머니에 대한 관심이 작년 대비 높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향후 국내외 경제의 성장 속도가 더딜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앞으로 소비자들의 실속형 소비 패턴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물가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동일 가치의 더욱 싼 제품을 구매하거나 동일 가격의 고가치의 제품을 구매하고픈 욕구가 있다. 소비자의 실속 소비 성향에 제대로 부합한 상품은 구매로 연결될 것이다. 대형마트의 PB상품이 그 예다. PB상품은 유통업체가 제조업체로부터 상품을 저렴하게 받아 유통업체가 자체 개발한 상표를 붙여 파는 상품을 말한다. 소비자들이 PB상품을 찾는 이유는 일반 제품보다 20~30% 저렴한 가격이다. 대형마트 업계 자료에 따르면, 고물가였던 2011에는 PB상품 매출액이 예년에 비해 더욱 늘었다고 한다. 특히 올해에는 피자, 치킨, 자전거, 모니터, 두부 등 다양한 종류의 PB상품이 등장해 주머니가 가벼운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대형마트의 경우 조각, 소포장 제품의 판매량도 늘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 들어 6월 현재까지 전년 동기보다 조각 과일 매출이 35%가량 늘었다고 한다. 수박, 파인애플 등 한 통을 다 사기보다 필요한 만큼만 사는 것이다. 파인애플은 올 들어 매출이 7%가량 느는 데 그친 반면, 조각 파인애플은 33.7%나 늘었다고 한다.
한편 스마트한 소비 방식도 소비자들이 고물가를 극복하는 한가지 대안이 되고 있다. 소셜 커머스를 통한 반값 할인,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대용량 할인 구매, 산지 직접 구매 등이 그것이다. 쿠팡, 그루폰, 위메이크 프라이스 등 소셜 커머스는 식사, 숙박뿐만 아니라 의류, 식품 등 다양한 제품 군을 딜로 제공함으로써 고물가 시대에 더욱 주목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