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취향과 Life Style LG경제연구원.다음뉴스 공동연구

착한소비

사회적 가치를 소비하다

이기적 소비에서 이타적 소비로

경제학에서 소비자는 효용(utility)를 얻기 위해 재화와 서비스를 구매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사람은 반드시 자신의 경제적 만족 때문에 소비하는 것만은 아니며 다른 동기에 의해서도 소비한다. 다양한 사회적, 도덕적 동기에 의해 소비할 수 있는데, 이를 가리켜 사회적 소비(social consumption)라 통칭한다. 이러한 소비는 구매 행위를 통해서 누군가와 가치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의 가치를 더욱 높여준다.

공정무역 상품 소비 확대

최근 제 3세계 국가 노동자들이 카카오와 커피콩을 수확하는 노동력에 비해 턱없이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정무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공정한 소비를 강조하는 공정무역은 커피, 초콜릿 같은 식품에서 의류, 신발, 가방 등의 공산품으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단순 원조가 아니라 경제적 자립기반을 만들어 주는 동시에 소비자들도 질 좋은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취지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어 관련 제품의 판매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국내에서 공정무역 제품을 판매하는 기관은 아름다운 가게, 두레생협, YMCA, 페어트레이드 코리아, 한국공정무역연합, 아이쿱 등 총 6곳인데 이들의 매출액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인터넷에서 공정무역에 대한 네티즌들의 관심이 어느 정도 인지 살펴보았다. 착한 소비 활동인 공정무역과 재활용품 사용, 반환경적 소비 활동인 일회용품 사용에 대해서 2009년 8월부터 2010년 7월까지 Daum의 트렌드 차트를 분석하였다. 공정무역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증가해 재활용과 일회용품에 대한 관심을 앞선다.

다양한 형태의 기부 소비 확산

사회 각계 각층에서는 착한 소비를 유도하는 활동이 활성화 되고 있다. 예컨대 Daum에서는 ‘희망모금’사이트를 운영하는데 네티즌들이 직접 모금을 제안하고 서명이나 댓글을 통해 간접 기부를 하거나 휴대전화와 계좌이체를 통해 직접 기부를 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는 네티즌들이 차가 필요한 이웃을 응원하는 댓글을 달고, 댓글이 100개가 넘으면 사연의 주인공들에게 자동차를 선물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그 결과 장애에도 불구하고 밝게 살아가는 승가원의 태호와 성일이, 차가 부족해 시합장까지 버스를 갈아타고 다녀야 하는 역도부 5총사, 960번의 도전 끝에 운전면허를 취득한 차사순 할머니에게 차가 전달되어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자신의 재능을 나누는 사람도 증가

자신의 재능을 사회와 나누는 기부 방식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자원봉사와 비슷한 ‘지식기부’는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공부를 가르쳐주는 것으로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법적 문제를 무료로 해결해 주는 변호사, 영세 업체를 위해 컨설팅을 해주는 경영 컨설턴트 등 나눔에 앞장서는 전문가들도 많다. 작가 신경숙씨는 인세 수입의 1%를 재단에 기부하고 있다. 소설 ‘엄마를 부탁해’가 인기를 끌면서 기부액이 1000만원을 넘기도 했다. 재능기부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재능을 사회에 공헌할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과 기쁨을 느낀다.

즐거운 불편, 공정 여행도 서서히 늘어

최근에는 공정 여행도 서서히 늘고 있다. 공정 여행은 여행자와 여행지가 평등한 관계를 이루는 여행이다. 즉 여행에서 쓰는 돈이 그 지역과 현지인을 위해 쓰이고, 환경이 보호되고 문화를 존중하고 경험하는 여행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트래블러스 맵, 아시안 브릿지, 착한 여행, 이매진피스 등의 단체에서 공정 여행의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도 확대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사회적 기업이란 ‘착한 기업’으로 이윤 창출을 첫 번째 목표로 삼는 일반 기업과는 다르다. 고용을 창출하기 위해 제품을 파는 것처럼 사회봉사와 이익환원 차원에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사회적 기업의 대표적인 예로 아름다운 가게를 들 수 있다. 아름다운 가게는 시민들이 기부한 중고품을 판매해 마련한 기금을 사회자선 및 공익사업에 쓰기 위해 설립된 기관으로 물건의 재사용과 재순환을 통해 사회의 변화에 기여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조경이나 베이커리 사업을 벌이는 사회적 기업 ‘루비콘’이 수익 중 52%를 자체 사업으로 충당하면서 연간 1,0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기도 했다. 최근 정부에서는 행정안전부가 232개의 사회적 기업 육성계획을 발표했고, 서울시에서도 3년간 1000곳을 세우겠다고 밝힌바 있다.

인간은 타인을 돕는 행동을 통해 만족감 느껴

사람들이 착한 소비를 하는 이유는 뭘까?
TV에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보고 성금을 내기 위해 ARS전화를 해 본 사람이라면, 성금을 낸 후 마음 속에서 기분 좋은 뿌듯함을 느껴봤을 것이다. 남을 도울 때 본능적인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의 이타적 행위에 관해 연구해온 미국의 조던 그래프먼 박사는 상당량의 돈을 기부하는 상황과 자신의 수중에 넣어 두는 두 가지 상황을 설정한 후 각각 참가자들의 뇌를 MRI로 관찰했다. 그 결과 기부금 내기를 선택한 참가자들은 만족과 기쁨을 느끼는 뇌 부위에 반응이 일어났다. 기부 액수를 늘릴수록 뇌의 활성화 수준은 더욱 높아졌다고 하는데 인간은 타인을 돕는 행동을 통해 쾌감을 느낀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 탐색 비용이 줄어 착한 소비는 더욱 확대될 전망

대부분의 설문조사에서 사람들은 윤리적 소비를 한다고 응답하지만 실제 윤리적으로 생산된 제품은 그만큼 팔리지 않고 있다. ‘가디언’과 ‘파이낸셜 타임즈’ 등의 칼럼니스트이자 기업책임 컨설팅회사 ‘콘텍스트’의 이사인 로저 코위는 이러한 현상을 ‘30:3 신드롬’이라고 불렀다. 3분의 1가량의 소비자가 설문에서는 제품을 살 때 제조업체의 사회적 책임을 고려한다고 응답하지만, 윤리적으로 생산된 제품은 대부분의 시장에서 3% 미만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현상을 일컫는다. 로저 코위는 이러한 현상의 원인 중 하나를 소비자가 윤리적 생산품을 구매하려면 제품을 찾는 탐색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IT기술의 발달과 인터넷의 확산으로 정보 탐색 비용이 크게 줄어들었다. 이제 인터넷에서 윤리적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고 주문을 하면 바로 다음날 배달되는 세상이 되었다. 앞으로 착한 제품을 구매하는 착한 소비자는 더욱 늘어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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