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취향과 Life Style LG경제연구원.다음뉴스 공동연구

내식

홈쿠킹의 가치를 찾다

집에 머무는 시간 증가 추세…가족 중심적 라이프스타일 확대

통계청의 ‘생활시간 조사 결과’를 분석한 LG경제연구원 ‘한국인들의 하루 24시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들이 가족과 함께 집에서 머무는 시간은 늘어나고 있다. 개인유지 시간, 가정관리 시간, 가족 보살피기 시간을 집에 머무는 시간으로 간주하고 1999년과 2004년, 2009년의 자료를 비교해 보았다. 그 결과 평일에 집에 있는 시간은 대체로 비슷하나 토요일에 집에 있는 시간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사람들이 집에 있는 재택시간은 평일 기준으로 보면 14시간 8분으로서 2009년 14시간 11분과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토요일 기준으로 보면 다르다. 토요일 재택시간은 15시간 54분으로 1999년 14시간 47분보다 크게 늘었다. 주 5일제 등으로 토요일 여유 시간은 늘었지만, 사람들은 집에서 여유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 가족 중심적 라이프스타일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홈쿠킹 열기로 관련 상품, 서비스 인기

집에 있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해 먹는 가정도 증가하고 있다. 식품 업계에서는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가정에서 쉽고 편리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우리밀 핫케익믹스’, ‘우리밀 찹쌀호떡믹스’, ‘식빵 믹스’ 등을 내놓아 아이들에게 직접 만든 간식을 먹이려는 엄마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집에서는 만들기 번거로운 떡을 만들 수 있는 제품도 있다. 유기농 과일즙 추출기, 아이스크림 제조기, 친환경 튀김기, 미니 오븐 등 재료를 구입해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돕는 홈쿠킹 상품들도 인기다. 홈쿠킹족들이 늘면서 문화센터의 요리강좌도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홈쇼핑에서도 주방용품이 강세다. 프라이팬과 오븐의 기능을 하나로 합친 ‘해피콜 직화오븐’은 올 상반기에만 GS샵에서 18만개 이상 팔려 판매 1위를 차지했다. 롯데홈쇼핑에서도 13만6000개가 팔린 ‘엘쿡 세라믹 냄비’가 지난해까지 2년 연속 1∼2위를 다퉜던 뷰티패션 상품을 밀어내고 1위를 차지했다. Daum의 트렌드 차트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한국인들은 인스턴트 쌀밥인 ‘햇반’보다 집에서 다양한 요리를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직화오븐’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음식 만화 봇물…레시피까지 제공

음식 만들기 관련 만화들이 늘어나는 것도 눈에 띄는 현상이다. 음식 만화로 가장 널리 알려진 ‘식객’을 비롯하여 중화요리 만화 ‘짜장면’과 ‘차이니즈 봉봉클럽’도 있다. 어린이를 위한 요리 만화 ‘수리수리 맛소금’과 ‘천마초의 기상천외 요리대회’, 웹툰으로 연재된 ‘팬더댄스’ 등 음식 만화의 종류는 다양하다. 최근에 인기를 끄는 음식 만화는 요리 장인이 등장하는 대신에 맛있고 만들기 쉬운 실생활의 요리를 다루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자취생의 땀과 노하우가 담긴 ‘자취요리 대작전’은 눈에 쏙쏙 들어오는 레시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음식 관광 상품 인기… 건강, 체험의 가치 추구

가족 건강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를 위한 전통 음식 체험 행사도 인기다. 안성시는 바람직한 한국형 전통 식생활 문화 정착에 힘쓰고자 100% 우리 콩을 이용한 ´전통 장 담그기 체험 행사´를 가졌다. 체험 행사를 통해 직접 만든 장을 가져갈 수도 있다. 순창에 있는 장류 체험관은 2007년 상반기 2천600여명이던 체험관광객이 2008년 3천500여명, 2009년 4천800여명, 올해 상반기는 7천100여명으로 해마다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장류 체험관은 전통고추장을 비롯해 고추장을 활용한 피자와 떡볶이, 햄버거는 물론 돼지고기 고추장, 인절미 등 다채로운 음식으로 관광과 쇼핑을 겸한 인기 방문지가 되었다.

도시인의 새로운 취미, 시티 팜(City Farm) 증가

도시에서 농사 짓는 사람을 가리키는 시티 파머(City Farmer)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인터넷으로 씨앗과 재배 용품을 사서 베란다에서 키우면 시장에서 사는 것보다 훨씬 싸게 채소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말농장이나 동네 텃밭을 이용하던 셀프 가드닝이 집안으로 영역을 확대한 것이다. 덩달아 텃밭 꾸미기용 화분, 소형 간이 농기구, 야채 종자 등 원예용품의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 옥션에 따르면 집에서 직접 채소를 재배할 수 있는 원예용품 판매는 올해 8월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5%가 상승했다.
이러한 추세로 인해 올해 초에는 도시 농사꾼들의 모임인 도시농업포럼이 출범했고 시티 파머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도시 농부학교도 늘고 있다. 베란다 텃밭 품목으로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쌈채소이다. 특히 상추는 햇빛이 잘 들고 통풍이 잘 되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잘 자라 초보자가 키우기 쉬운 채소 중 하나다. 베란다 텃밭은 아이들의 생태 교육에도 도움이 되고 무공해 채소로 건강까지 지킬 수 있다.

웰빙, 안전, 실속 추구 Family 소비 확대

집에서 요리를 해 먹는 가정이 늘어난 주요 원인으로서 계속된 경기 불황과 소비자 물가 상승을 들 수 있다. 가처분 소득은 감소하는데 물가는 오르자 사람들이 비싼 외식보다는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으로 식비 부문의 소비 지출을 줄이고 있다. 통계청에 의하면 가계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외식비의 비중이 2004년 14%에서 2009년에는 12.8%로 줄어들었다.
최근 몇 년간 계속된 먹거리 파동의 영향으로 안전한 먹거리를 강조하는 분위기도 확산되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8 사회 조사’ 중 사회 안전에 관한 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69%가 유해식품과 식중독 등 먹거리가 불안하다고 응답했다. 이는 사회 안전 관련 분야 중 가장 높은 응답률로 먹거리에 대한 높은 관심과 우려를 나타낸다.
웰빙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면서 외식보다는 건강한 재료와 정성을 담은 내식으로 가족들의 건강을 지키려는 사람이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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