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한해 동안 한국인들은 다른 무엇보다도 자동차, 그 중에서도 신차에 관심이 많았다. 2009년 8월부터 2010년 7월 사이에 Daum에서 제공된 전체 기사 중 문화•생활, 경제 총 2개 분야에서 조회수가 높은 상위 2,000개 기사를 추출하고 분석한 결과, 신차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조회수 기준으로 볼 때 최고에 달했다(스포츠엔터테인먼트 기사 분야 제외한 결과임). 경제 분야의 기사 내에서 볼 때, 2010년 한국인들은 자동차, 부동산, IT/전자 관련 기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실제로 자동차 관련 기사에서는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르노삼성 등에 관한 기사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이들 기업들이 출시한 신차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졌다. 신차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비교하는 기사에도 관심이 많았고 이외 다양한 수입차들에 관한 기사에도 관심이 많았다. 대규모 리콜을 단행한 도요타 자동차 기사도 상위에 랭크 되었다.
자동차만큼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제품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금융위기 동안 위축되었던 국내 자동차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2010 년에 들어서면서 점차 회복되고 있다.
이에 발 맞추어 국내 자동차 기업들도 2009년과 2010년에 다양한 신차를 출시하였다. 에쿠스를 비롯해 국민세단 쏘나타도 YF란 이름으로 새롭게 출시되었다. 기아자동차도 혁신적인 디자인의 K7과 K5를 출시했고 투산, 쏘렌토, SM3, SM5 등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다양한 신모델을 출시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도 GM대우의 알페온을 비롯해 뉴SM7, 뉴 그렌저 등 다양한 준대형급 신모델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2009년 세계 자동차산업수요는 2008년 대비 8.6% 감소된 반면 내수시장은 다양한 신차 출시에 힘입어 19.9% 증가 했고 2009년 내수시장에서 총 145만대가 판매되어 2002년 164만대 이후 처음으로 140만대를 초과했다.
일본 및 유럽 업체들의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에도 불구하고 국내 신차들의 디자인이 세련되어지고 품질이 향상되면서 지속적으로 증가하던 수입차의 내수시장 판매대수 및 점유율은 2000년 이후 처음으로 하락했다. 2008년 대비 수입차 의 판매량은 61,648대에서 60,993대로 하락했고 점유율 역시 국내 신차의 판매가 크게 증가하면서 6.04%에서 4.94% 로 크게 낮아졌다.
금융위기와 함께 위축된 소비심리로 인해 경차 및 소형차의 판매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대중의 관심은 준중형차로 쏠렸다. 2009년에 준중형차는 14년 만에 최대 차급으로 부상했다. 경차는 작년 대비 1.1% 증가에 그쳤고 소형차는 오히려 21.4%가 감소했다. 이러한 원인은 작년에 비해 유가가 비교적 안정됐고 배기량이 크고 가격이 비쌀수록 정부의 세제혜택 폭이 크다는 점 역시 준중형차종의 판매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에는 기아차 K5에 대한 관심이 매우 많았다. 2009년 8월부터 2010년 7월까지의 Daum의 트렌드 차트에서 YF쏘 나타, K5 그리고 캠리를 비교 분석한 결과 YF쏘나타와 캠리는 출시 이후 소비자들의 관심이 빠르게 줄어든 반면 K5는 출시 후 관심의 하락 폭이 그리 크지 않은 것을 볼 수 있다.
실제로 올 상반기 자동차 시장의 화두는 K5를 비롯한 중형세단의 돌풍이었다. 중형세단의 히트에는 구매력이 높아진 30대의 수요가 큰 영향을 미쳤다. 그 동안 중형세단의 경우 젊은 층이 생애 첫 차로 구매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럽다는 인식이 있었다. 그러나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중 가구주 연령대별 자동차 구입비용 조사 결과를 보면 30 대가 자동차 구입에 쓰는 비용이 꾸준히 증가함을 확인할 수 있다. 통계청에 의하면 지난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연령대별 자동차 구입비용의 연평균 실질 증가율은 30대가 16.7%로 40대(14.4%)와 50대(16.2%)의 증가율을 넘어섰다.
과거에는 젊은 사람들이 중형세단을 구입하는 데 경제적인 부담도 있었고, 가부장적인 한국 사회에서 다소 부정적인 인식을 주어 피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최근 젊은 고소득층의 증가는 중형세단 수요 확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최근 젊은 세대들의 변화된 가치관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최근 젊은 세대들은 자동차에 대해 더욱 큰 가치를 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집은 없더라도 자동차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의 국산차에 대한 인식 개선은 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마케팅인사이트가 2004년과 2008년 소비자 조사를 실시했다. A/S와 관련해 국산차가 더 좋다는 의견은 2004년 55%에서 66%로 늘어났다. 그 동안 국산차의 약점으로 지적되던 중고차 가격에서 국산차가 더 좋다는 의견은 25%에서 38%로 크게 오른 반면 수입차다 더 좋다는 의견은 57%에서 39%로 하락했다.
이에 맞서 수입 자동차 업체들은 공격적인 가격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일본 업체의 경우 엔화가 하락하면서 경쟁하는 국산차와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가격을 끌어 내리고 있다. 또한 A/S센터나 전시장을 확대하는 등 고객접점에서의 서비스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수입 자동차 업체의 대상 고객이 최상위 소득층에서 중산층으로까지 확대되면서 글로벌 시장은 물론 국내 시장에서도 국산차와 수입차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최근 소비자들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경로가 매우 다양해 졌다. 인쇄 및 TV광고, 인터넷에 더해 최근에는 SNS가 자동차 소비자들의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자리잡고 있다. 이를 통해 차량에 대한 의견이나 문제점, 장점 등에 관련된 정보는 순식간에 전파된다. 온라인 파워 블로거들은 이미 소비자들에게 오피니언 리더로서의 지위를 인정받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 역시 이를 인지하고 블로거 관리에 나섰다. GM대우는 블로거들을 위한 정기 모임을 추진하고 있으며 폭스바켄코리아는 신모델 출시 전 자동차 전문 블로거들을 대상으로 시사회를 개최했다.
환경 문제가 세계적인 이슈가 되면서 자동차 업계에서도 친환경차 경쟁이 본격화 되고 있다. 유가 급등과 에너지 문제에 대한 위기의식을 느낀 소비자의 친환경차에 대한 지식과 정보 수준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그 결과 탄소배출량, 연비, 전기자동차, 하이브리드차 등에 대한 관심 역시 크게 높아지고 있다.
최근 국산 자동차로는 최초로 LPG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출시되었으나 가솔린을 사용 하는 도요타의 프리우스나 혼다의 인사이트에 대한 정보가 소비자들에게 많이 노출되었다. 그 결과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이고 LPG 연료를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국산 LPG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크게 주목을 받진 못했다.
자동차 튜닝에도 친환경적인 요소가 가미되고 있다. 예전에는 ‘튜닝’ 이라고 하면 큰 바퀴나 시끄러운 오디오, 할리 데이비슨 같은 배기음 등을 연상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린 튜닝이 주목 받고 있다. 탄소배출을 줄여준다던지 차체를 경량화하여 연비를 절감하는 등 자동차의 효율성을 향상시켜 내차를 친환경차로 만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