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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

“먹는 것에 장난친다더니...어느새 커피공화국”

커피홀릭 - 바리스타 임종명씨

마티즈 핑크 대박..판매량의 30% 육박 “모터쇼 대세는 전기차..디자인도 많이 달라질 것”

그의 명함은 좀 특이하다. 생긴 것은 여타 GM대우자동차 명함과 같지만, 모든 글씨 위에 볼록한 코팅이 되어 있다. 김태완이라는 평범한 이름 밑에는 세 개의 직책이 나란히 찍혀 있다. 그는 자동차 디자이너이면서 GM대우자동차의 디자인부문장이면서 부사장이라는 묵직한 자리에 앉아 있다. 그를 인터뷰하러 보안검색이 삼엄한 GM대우자동차 디자인연구소에 초대됐다. 가방은 모두 맡겨진 채, 휴대폰카메라에도 검은색 보안 스티커를 붙여야 했다. 그의 방에 들어서자마자 늘씬한 스포츠카 스케치가 눈에 들어왔다. 이거, 특종일까?

- 벽에 붙은 멋진 스포츠카는 몇 년 후에 나오나요?
“그건 그냥 그려본 거예요. 우리는 뭐, 시간만 나면 뭔가를 그리니까.”
- (방을 둘러 보며) 저희들 온다고, 다 숨기셨나 봐요. 디자이너 방에 스케치가 달랑 한 장이라니요.
“하하하, 이 방엔 원래 비밀 없어요. 다 터놓고 얘기하는 자리인데.”
- 그럼 다 말씀해 주세요. 음, 올해 유난히 신차 출시가 많았는데, 대한민국에 출시된 신차 경향은 주로 어땠나요?
“올해 신차들은 더 또렷해졌어요. 자신들의 정체성을 더욱 강하게 드러낸 거죠. 앰블럼만 붙이면 그 차가 되는 게 아니라, 그 브랜드만의 무엇을 강하게 녹여내는 거예요. 흔히 ‘패밀리 룩’이라고도 하죠.”
- 해외 모터쇼도 매번 가시잖아요. 해외의 신차 경향은 어땠나요?
“몇 주 전, 파리모터쇼에 갔었는데, 거의 모든 컨셉트카들이 전기자동차였어요. 조그만 차만 전기차가 아니라, 큰 차, 스포츠카, SUV에도, 트럭에도, 스쿠터에도, 모두 배터리와 전기모터가 들어갔어요.”
- 그런 전기차들은 생긴 것이 어떻게 다른가요?
“전기자동차는 일단 구조 자체가 달라요. 엔진과 트렌스미션 대신 배터리와 전기모터가 있죠. 엔진과 변속기 등은 형태와 위치가 거의 일정하지만, 배터리와 전기모터는 형태와 위치를 모두 바꿀 수 있죠. 그래서 생긴 것도 많이 바꿀 수 있어요. 이건 곧 자유롭다는 것도 되지만, 이걸 적절히 배치해야 한다는 것이 문제이기도 하죠. 또한 효율성을 우선해야 하기 때문에 공기역학적인 디자인이 되어야 하죠.”
- 최근 GM에서 선보인 전기차, 볼트는 엔진이 들어있는 차와 거의 비슷하던데요.
“볼트는 그런 전기차에요. 일반 자동차와 비슷하게 생겼죠. 전기차라고 해서 꼭 이상하게 생겨야 하는 건 아니거든요. 하지만 구석구석 살펴보면 일반차와 달라요. 한 예로 라디에이터 그릴을 볼 수 있는데, 볼트의 그것은 보통차의 그릴처럼 생기긴 했지만, 실제로는 막혀 있어요. 전기차이기 때문에 내연기관차처럼 공기가 통하지 않아도 되거든요. 타이어도 일반 차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자세히 보면 좀 얇아요. 효율성을 위한 디자인이죠.”
- 친환경, 그린 등의 트렌드가 대세잖아요. 전기차 이외에, 이런 트렌드가 자동차에는 어떻게 드러나는지요?
“그린이라서 녹색이 유행이기도 했지만, 블루 컬러를 더 많이 쓰고 있어요. 실내에서도 푸른 조명을 넣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고요. 블루는 친환경 이미지와 동시에 전기적인 이미지를 동시에 표현하죠. 그 밖에 자동차에 들어가는 모든 소재를 친환경 소재로 꾸민다거나,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디자인한다는 등이 있어요.”
- 그럼 핑크는 어떻게 나온 컬러인가요? 마티즈 핑크 말이에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거의 무채색 차를 사죠. 흰색, 검은색, 은색, 티타늄색 등. 큰 차가 많아서 그런 이유도 있지만, 작은 차도 다르지 않아요. 이것이 한국의 자동차 문화이기도 한데, 이런 현상 때문에 도시 전체의 채도가 낮아 보이기도 하죠. 작은 차부터 예쁜 컬러를 시도하고 싶었고, 마티즈 핑크는 그런 배경에서 시작되었어요.”
- 그냥 핑크가 아니고 모나코 핑크더라고요.
“‘핑크’라는 컬러를 차에 입히는 게 쉽진 않았어요. 많은 사람이 만족할 수 있는 핑크, 여자들을 위한 핑크가 아니라 남자도 좋아할 핑크를 찾고 싶었어요. 그렇게 찾아낸 모나코 핑크는 모나코의 여인, 그레이스 캘리처럼 우아하고 따듯한 느낌이에요. 모나코 핑크를 내놓으면서 반신반의했던 게 사실이에요.”
- 핑크 마티즈는 많이 팔렸나요?
“보통 전체판매량의 5%를 넘지 못하는 컬러는 년식이 바뀔 때 수정하거나 삭제하곤 하거든요. 모나코 핑크도 그러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최근 30% 가까이 팔린다고 들었어요. 더구나 이 컬러를 내놓으면서 마티즈 판매가 늘기까지 했거든요. 이 정도면 완전한 성공이죠.”

여성전용 연구소 따로 있어..요즘 소비자 디테일 요구 “100년간 진화해온 내연기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

- 여성들을 위한 자동차 디자인, 뭐가 있을까요?
“GM대우자동차 내에 여성을 위한 자동차 연구소가 따로 있어요. 자동차는 기계적이고, 남성적인 물건이었지만, 요즈음은 그렇지도 않아요. 게다가 여성 고객들의 의견 중에서 재미있는 의견이 더 많아요. 가령, 머리를 묶고 차를 탈 때 편하도록, 헤드레스트에 구멍이나 홀을 파 달라는 거, 하이힐을 둘 수 있는 서랍을 만들어 달라던가.”
- 요즈음 소비자들은 어떠한 자동차를 원하고 있나요?
“아주 전문적이고도 디테일한 내용들이 많더라고요. 가죽의 느낌에 관한 것이라던가, 버튼의 촉감, 실내 조명에 대한 얘기도 있고, 컵홀더나 수납공간에 대한 아이디어도 많더라고요.”
- 얼마 전에 나온 신차, 알페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수납공간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던데요.
“어떠한 자동차라도 모든 것을 다 들고 달릴 순 없어요. 각 차가 지향하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죠. RV가 스포츠카처럼 날쌜 수 없고, 소형차에 호화장치를 채울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알페온은 정통 고급 세단입니다. 엔진과 디자인, 승차감 등, 기본적인 것에 충실해야 하는 차죠.”
- 앞으로는 어떤 자동차가 나올까요?
“경유나 휘발유로 움직이는 내연기관은 하루 아침에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100년을 넘게 진화해온 기술이거든요. 전기차가 이처럼 완벽해지는 데에 수 년은 걸릴 거예요. 대신 작은 엔진으로 연료를 적게 먹으면서도 잘 달리는 차가 속속 나올 것이고, 전기, 태양, 수소 등의 연구도 계속 되겠지요.”
모터블로그(장진택)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졸업 후, 동대학원이나 타대학원 같은 곳을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취업이 되지 않아 몇몇 잡지사에 생계형 글을 쓰기 시작했고, 이후 기아자동차 디자이너로 입사했지만 오래가진 않았다. 월간 <디자인> 기자, <GQ> 한국판 편집차장을 거치면서, 여러 매체 발랄한 디자인 칼럼을 써 왔고, 심지어 파워(황금펜촉)블로거 이기까지 하다. 현재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부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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