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명동거리에 작년 9월 H&M 매장이 드디어 첫선을 보였다. 개장 첫날, 매장을 구경하기 위한 인파 때문에 끝이 보이지 않는 긴 줄이 생기는 등 한국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필자가 H&M 매장에서 쇼핑해본 건 3년전 런던에서다. 그때 난 다양한 아이템과 매장규모에 깜짝 놀랐다. 남녀의류는 물론 아동의류, 언더웨어 그리고 액세서리, 가방, 신발까지 패션 전체를 아우르는 아이템에 놀랐고, 이보다 더 매력적인 부분은 가격이었다.
일명 ‘패스트패션’이라고 불리는 SPA브랜드는 이렇듯 매일 새로운 디자인의 상품을 제공하여 소비자들에게 항상 새로움을 주면서도 저렴하게 쇼핑을 할 수 있게 한다.
- - 수천만 개의 온라인 키워드 중 ‘SPA패션’과 이에 관련된 브랜드들이 지난 한해 가장 많이 소비된 미디어 키워드로 조사 되었는데요.
- “이 정도로 뜨겁고 긍정적인 반응이 나올 줄 몰랐습니다. 스웨덴에서 1947년에 시작한 H&M은 현재 35개국 2,000여 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지만 한국에서의 반응은 특히 놀라웠습니다.”
- - 최근 세계적으로 SPA 패션시장(특히 H&M)이 급성장하게 된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시나요.
-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의 흐름을 반영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 때문 아닐까요? 중간과정을 없애면서 디자인부터 판매까지, 모든 지점을 관리하면서도 가장 최신의 트렌드를 제공하는 것이 성공요인이라고 봅니다.”
- - 글로벌 소비자와 한국 소비자의 차이점 그리고 거리에서 본 한국 패션의 느낌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 “우선 한국의 유구한 문화유산에 감명 받았으며 디자인, 예술, 건축 디자인에서 최고 수준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소비자 측면에서 볼 때, 유럽 몇몇 나라는 패션감각이 거의 없는 나라도 많습니다. 그런데 한국 소비자들은 활기차고 새로움과 트렌드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있는 면에서 인상적입니다. 또한 긍정적인 의미에서 까다롭기도 합니다. 특히 소재나 가격에 대한 부분에서 그러한데, 이는 우리 회사의 경영 컨셉트와도 일치하는 점입니다.”
- - 한국사회의 빠른 소비를 지향하는 문화와 SPA브랜드의 성장과 맞물려 있다는 평이 많은데요. 앞으로 한국인들의 패션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는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 “빠른 소비와 빠른 성장은 지속될 것입니다. 매일매일 새로운 패션을 제공하기 때문에 내일이나 모레는 어떤 새로운 제품을 보여 줄지 알 수 없을 정도 입니다. 그런 면에서 한국 소비자들도 빠르게 변화되는 트렌드를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로 패션 라이프스타일에서도 빠른 변화와 새로운 트렌드를 즐길 수 있다고 예상됩니다.”
- - 앞으로 한국에서의 유통계획은 어떤가요?
- “한국 소비자들에게 ‘왜 소비가 많은 강남에 매장을 열지 않나요?’ 라는 질문을 많이 받고 있어요. 많은 한국 소비자들이 여러 개의 H&M 매장을 기대하고 있지만 재빨리 여는 것보단 좋은 장소를 찾는 것이 오히려 소비자를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개해드릴 수 있는 내용은, 신세계 백화점 천안점과 인천점이 내년 봄 개장하기로 결정됐습니다.”
- -현재 한국이나 일본 H&M 매장과 몇년 전 런던, 홍콩을 비교해 보면, 인테리어에서 활기차고 독특해진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H&M의 인테리어 콘셉트와 매장 연출기법에 중요한 주안점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 “인테리어 컨셉트와 매장 연출기법은 매우 중요합니다.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전반적인 인상을 대변해 주고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주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패션을 원하듯 매장에서도 새로운 시도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빌딩이나 장소에 따라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용합니다.
한국 1호점과 2호점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새로운 아이디어로 매장을 구성한 테일러-메이드 매장입니다. H&M은 전세계 2000여개 매장이 있는데 매 시즌마다 모든 매장을 새롭게 단장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해마다 200여개의 매장을 신규로 열 때 또는 오래된 매장을 재단장할 때 인테리어를 새롭게 구성하고 적용합니다.”
- - 세계 각국의 매장에서 제공하는 아이템과 한국매장에 들어온 것에 차이가 있나요? 나라별 제공하는 제품이 다를 수 있나요?
- “뉴욕이나 파리, 스웨덴이나 한국, 일본 등은 똑같은 제품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나라별 다소 다를 수 있는데 예를 들어 한 국은 트렌디한 아이템이 좀더 많으며, 스웨덴은 겨울이 길어 아우터 위주로 더 많은 아이템이 제공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라별 사이즈의 차이로 어떤 나라는 큰 사이즈 위주로 제공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똑같은 컬렉션으로 전세계에 제품이 제공됩니다. 스웨덴 수도인 스톡홀름의 한 소비자가 스타일리시하게 구입한 제품이 한국에서도 똑같이 구입하게 되는 거죠.”

9년 동안 롯데 면세점 디스플레이 디자이너로 일을 했다.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즐겁게 일을 하다보니 어느새 유명(?) 강사가 되어 있었다. 현재 롯데마트 연출실장으로 일하면서 한국스타일박람회에서 VMD 강사와 컨설팅을 하고 있다. 블로그 버섯돌이 세상(www.dory.kr)을 통해 많은 네티즌과 소통을 하면서 일 만큼이나 블로그의 매력을 느끼며 일상의 활력을 찾는 중. 도리어 블로그가 그에겐 ‘미친 존재감’이 되었다고.